행운회

행운회 배내골 모임 4

김할아버지 2011. 6. 13. 17:03

같이 지냈던 한나절이 너무 훌쩍 지나 가버렸다.

기약없이 놀았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각자에게 할일,해야 할일들이 있기에,

오늘 보다 더 즐거운 내일을 위해,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선다. 

 

영천 이대원 대감이 기생 오래비 역활을 맡았다.

흘러 내려온 술잔

정성을 다해 받아서 ...

오늘의 기생 역활 맡을 영환에게

한잔 올린다.

몸매나 인물이 황진이 만큼 뛰어 나니

넌 지금부터

' 영진이 '라 명한다.

대감들 잘 모시고 ...ㅋ ㅋ

영진이 몸단장이 시작됐다.

울산 김대감이

앉는 매무새

예의범절등을 가르치는데

워낙 총명한 아이라 깨달음이 금방 온다.

달구벌 윤대감이

영광스럽게

첫잔을 받는다.

영진이의 간드러진 웃음에

그저

애간장이 녹아내린다.

응큼한 달구벌 김대감 앞에선

몸가짐이 더욱 조심스럽다.

' 제발 저한테 딴마음 잡숫지 말기를...'

속으로 간절히 바라며

한잔 올리고...

울산 김대감이 가끔씩

매무새를 고쳐 주는데...

그 손길 하나 하나에

은근한 애정과 정성이 배어있다.

아 1 눈부신 저 자태 !!

월궁에서 하강한 선녀라도

저렇게 이쁠까 ~ㅋ ㅋ

한양에서 내려온

멋쟁이 전대감 앞에선

천하의 영진이도

살짝 마음이 설렌다.

마음의 정표로

입에 물고 있던 꽃잎 하나따서

전대감 술잔에 넣어준다.

' 전대감 ! 부럽소이다 '

역시 옛날이나 지금이나

남자는 키도 크고 잘 생겨놓고 봐야겠다.

기생 놀이도 관두고

이번엔 맑은 물에 사는

다슬기 줍기에 나섰다.

에게 ~

 씨알이 너무 작아 ~~

그래도 다들 열심히 주워 냄비에 모은다.

다슬기 모아 소라 만드는 기분으로...

맑은 공기

시원한 계곡물속에서

옷 젖는줄

시간 가는줄 모르고

정말 열심히 놀았다.

놀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오늘의 점심 메뉴는

토종닭 뽁음.

얼큰하게 한 냄비 끓였다.

쫀득 쫀득한 맛도 맛이지만

다 같이 빙둘러 앉아 먹는 그 기분이 더  일품이다.

닭뽁음이 어느새

바닥을 드러 내고...

이빨이 시원찮은 명관이는

어느새 매운탕까지 챙겨 들고 앉았다.

배부를땐

나무그늘에 누워

한숨 자는거 이상 더 좋은게 어디있노 ~

남은 반찬 앞에 놓고

또 소주 한잔 ~~

근데 재영이도

은근히 많이 먹는데이 ~~

성환 엄마가 제조한

색깔도 이쁜

술한잔씩

여자들도 나눠마시고...

오고 가는 술잔속에

계곡엔

이야기 꽃이 만발한다.

빨간꽃

노란꽃

분홍색꽃 ~

이쁜

사람꽃들도 피었다.

또 먹고

마시고

떠들고 ~~~

야들은 한숨 자고 일어나더니

얼굴들이 뽀얗게

통통해졌네 ~

마지막 남은 소주 한방울 까지 ~

재영이 ; 너거들 한테 난 졌다.

드디어 항복 선언.

고기먹고 소화 시키는데는

물속에 들어가는것 만큼

좋은게 없다.

물놀이 한번 했더니

기분 조 ~ 오타 ~~

 

 

~신 기생뎐~

 

뭇 대감들의 오장육부를 녹이던

영진이

백옥 같은 자태를 드러내고

목욕을 하는데...

대감들

모두가 넋을 잃고 그 모습을 쳐다 보는데 ...

달구벌 김대감

애써 태연한척 하는게 수상쩍다.

영진이 목욕한다는 소문에

동네 아낙들까지 하나 둘 바삐 몰려 들어 ~

 그 자태가 부러운듯

숨어서 훔쳐보고 있다.

평소 영진이에게 흑심을 품고있던

달구벌 김대감

주위를 슬슬 살피더니....

영진이 한테 접근

달구벌 김대감에게 목욕하다 들킨 영진이

허겁지겁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을 쳐본다.

앞을 가로막은 폭포밑으로도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쳐 보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김대감 아니제.

그야말로 우물안에 갇힌 개구리다 

김대감에게 붙잡힌...

우리의 영진이

결국 김대감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이들을 축하하러

온동네 사람들 다 모여

닭잡고 메기 잡고 다슬기 잡아

잔치판이 벌어졌다.

  평소 누구보다 영진을 흠모해왔던

울산의 김대감.

이쁘게 몸단장도 시켜 줬건만...

영진의 변심에 가슴 아파하다가...

결국은 폭포 아래로 몸을 던져 버린다.

'

'영 : 영영 못볼바에야

진  : 진짜로 못볼바에야

이 : 이 한몸 살아 무어하리'

 

애절한 시 한수만 남긴채.........

훗날 김대감이 몸을 던진 그자리에 ~~

울산 김대감을 닮은

상스런 함박꽃 한송이가 피어났다던가 ...ㅋㅋㅋ

 

이상

 

~ 신 기생뎐 끝 `

 

 

 

어느듯

아쉬운 작별의 시간...

모두들 조심해서 귀가하고

조만간 또 만나세나 ~~~

지금도 그 계곡엔

우리들의 웃음소리를 머금은

맑은 물이 흐르고 있겠지 ...

 

칭구들아

다음을 기약하며 

안녕 !!

 

행운회 배내골 사진 모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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