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제주 올레 19코스 : 조천 만세동산 ~ 김녕 서포구 : 18.8km

김할아버지 2011. 12. 20. 10:56

제주의 동쪽끝 우도에서 시작해 제주도를 두발로 돌고 돌아

이제 길은 다시 제주의 동쪽 끝자락을 향해 다가 가고있다.

다음 코스는 어디로 향해 어디서 끝날지 모르겠지만

마음속엔 조금씩 아쉬움이 스며나온다.

그동안 나를 이끌고 왔던

푸근하고 한없이 편안함을 주었던 그 길들의 종착지가 가까워진다는 사실에......

 

걷기 좋아하는 취미땜에

한번 발을 들여 놓았던 제주 올레길

한발 한발 옮길때마다

해풍과 솔바람과 흙 내음에

마음의 때가 씻겨 가던 행복했던 길

내가 살아있을 동안

언제나 지워지지 않을 나의 흔적을 찾아

나의 발길과 내내 함께 하고 싶다.

 

 

19코스의 시작점

조천 만세동산 기념탑 앞에서

잠시 숙연해지는 마음을 가다듬고

힘차게 발걸음을 시작한다.

우리 역사에 잊어버려서는 안되는 기록들을 간직한

이런 기념관은 아무리 많이 있어도

지나치지 않다는게 나의 생각 ~

앞으로는 압박과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만세가 아닌

기쁨과 환희의 만세소리만이 들리길 바라며......

만세동산을 빠져 나오니

길은 저멀리 바다쪽으로 이어진다.

겨울 차가운 바다바람에 고개숙인 억새들이

지나가는 날보고 인사 하는것 같네~

'안녕 ~ 반가워 ~'

제주도에는 마늘 밭이 정말 많다.

바람,여자,돌이 많다는 삼다도 제주.

이제 마늘까지 포함해 4다도?? ~ㅋ ㅋ

풋풋한 마늘밭사이로 걷다보니

어느듯 바다가 눈앞이다.

관곶.

옛부터 파도가 세어서 배가 자주 뒤집혀 진다는 곳이다.

한반도의 끝,땅끝마을과 제일 가까운곳.

오늘도 파도는 무섭게 넘실거린다.

잔뜩 찌뿌린 하늘

옷속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바람

오늘따라 제주가 화가 난듯.

길위엔 움추린 나 뿐이다.

추운데

바다를 바라보니

더 춥다.

정말 돌이 많다.

돌밭사이 소나무 한그루가 뿌리를 박고

힘겹게 버티고 서있다.

돌담 너머 소 3마리.

너희들 줄지어 서서 뭐하니?

거센 바람에 못이겨

등대도 기운듯...

녹색 풀들이 해풍에 씻겨 하얗게 변해버린 사이로

올레길은 이어지고 ~

저멀리 오늘 넘어가야할

서우봉이 보인다.

순한 소가 한마리 누워있는 형상 ~

 덕을 많이 품고있는 산이란다.

자연이 만들어낸 바닷물 저수지.

세찬 파도도 이곳은 넘보지 못하네 ~

아담한 신흥 해수욕장.

바다속에

마을의 액운을 막아준다는 방사탑이 2개 서있다.

이마을 개구쟁이들

천연 잔디(?)구장이 있어

축구하고 놀기 좋겠구먼 ~~

이집은 자연이 만들어준

근사한 정원을 가지고 있네~

찌뿌린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서있는

마을어귀 나무가 묘한 느낌을 준다.

이젠 아주 익숙해진

마을 안길 올레.

서우봉 앞 마을이 고즈늑하다.

내내 걸어오며 만난 사람 하나 없어

저기가면 사람좀 만날수 있으려나 ~

얼마나 짬뽕을 잘하길래 ~ ㅋ ㅋ

담에 맛 함봐야겠다.

유명해수욕장 인근이라 그런지

묶여있는 배 종류가 다양하네 ~

서우봉이 이제 좀더 가까워졌다.

날씨만 좀 좋았으면

저 섬속의 다리도 건너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바람이 너무 세차 멀리서 구경만 하고 간다.

철지난 함덕 해수욕장엔

바람과 파도에 맞서 버티기 하는

나무들 뿐이다.

함덕 해수욕장.

물빛이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데

오늘은 하얀 파도결에 물빛이 덮혀 버렸다.

모래사장과

풀이 듬성듬성 자란 해수욕장에

지난 여름 여기를 스쳐갔을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묻혀있다.

해수욕장 바로옆에 자리잡은 이곳은 뭔지?

현판 글씨가 퇴색돼 알수가 없네 ~

해변가에  서서

뭐라 뭐라

만세 부르고 서있는 나무들.

서우봉 올라 가는길.

서우봉 가는길 경치 좋은곳에

빈 의자만이 겨울 바람을 맞이 하고 있다.

올레길 걷다

짭짜름한 바다 내음 반찬 삼아

도시락 까먹기 딱 좋은곳.

함덕마을 전경.

마을과 해변

그리고 바다쪽으로 뻗은

얕으막한 언덕이 무척 이쁘게 어울려있다.

서우봉 오르는 길은 한적하면서도 완만하다.

서우봉 숲속길로 들어서니

거센 바람소리 마저 잦아든다.

편안한 숲길.

혼자여도 항상 마음이 편안해진다.

서우봉 정상부근 전망 좋은곳.

남녀 한쌍이 앉아 데이트 하길래

방해되지 않게 몰래 찍다 보니

초점이 흐려졌네~

서우봉을 내려와

길은 다시 바다로 향하고...

겨울바람에 부서진 파도들이

하얀 점이 되어

바다를 떠돌고 있다.

저멀리 북촌 마을이 보인다.

고향을 찾아가는 기분이 이런걸까 ...

저멀리 보이는 동네가

꼭 내 고향같아 발걸음이 빨라진다.

누군가 뛰쳐나와 반겨줄것 같은 ...

추운 겨울인데도

푸르른 밭과 야자수 나무

하늘과 맞닿은 바다

제주 다운 풍경이다.

저멀리 다려도가 보인다.

일몰경치가 뛰어 나다는데...

물개가 헤엄치는 형상.

마을도 조 ~용 하다.

                         

강아지 두마리가

앞길을 떡하니 가로 막고 앉았다.

내처럼 사람이 그리웠나 ~

한참을 내뒤를 졸졸 따라온다.

앞서가던 녀석이

제 짝지가 안보이니 되돌아 온다.

우도 올레 강아지가 생각난다.

그놈들도 많이 컸을텐데 ~

유채밭 같은데 ...?

어릴때 시나나빠 김치라고해서 먹었던게

바로 이 유채잎이었던것 같다.

겨울철 별미 김치였는데...

유채잎 수확이 한창이다.

4.3 제주사건의 피해자가

유난히 제주 동쪽 지역에 많았던듯...

기념관과 슬픔이 묻은 마을들이 많다.

 

여기가 제주 국제 영어마을?

난 좀 규모가 큰줄 알았는데

가정집 같은 건물이 달랑 두채 ...

어이 ~

그 누구 없소 ?

사람구경 좀 합시다.

아무리 둘러보고 외쳐봐도

나 혼자다 ~ ㅋㅋ

선인장에서 피어난 꽃이 무척 정열적이다.

카니발에서 춤추는 무희들같다.

다려도(달여도).

해산물이 풍부해서 낚시꾼이 좋아하는곳.

파도 너울이 심해

보고만 있어도

속이 울렁 울렁 ~

마을과 방파제를 이어주는 다리에 오니

굿판이 벌어지고 있는데...

감히 사진기는 못들이 대겠다.

지나가야할 길위에서 굿판이 벌어지고 있어

한참을 기다려서야 갈길이 열렸다.

바다를 등지고 다시 길은 숲으로 향한다.

걷다보면 가끔씩 만나는 공사구간.

새로난 길을 누구 보다 먼저 걸어 보는것도

올레꾼의 특권.

본격적인 곶자왈 숲길 시작을 가르키는 간세가 보인다.

이길은 14_1 코스와 아주 똑같다.

길 곳곳에 동물들 배설물이 널려있고

바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길...

숲속에서 만난 까치 한마리와 조랑말 두마리.

저희들끼리 놀다 재미없는지

내게로 슬금슬금 다가온다 ~

숲속에서 갑자기 날아 오르는

꿩 한마리 때문에

놀라서 식겁했다.

휴~우~

숲길을 빠져나오니

주위에 민가도 없는데 교회가 있다.

동복교회.

목사님인듯한 분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온다.

이젠 늙었나...

혼자서 한참동안 숲속을 헤매다니니

외로움과 쓸쓸함이 밀려온다.

곶자왈을 빠져나오니 휑그런 운동장이 나타난다.

동복리 마을 운동장.

근데 카메라 전지가 또 바닥났다.

이제부터 종점까지는 사진을 못찍게 되어 우짜냐  ~~

여기서 부터 종점까지는 약 5km 남짓 남았다.

이코스의 종점은 김녕 서포구.

종점 입구에 백련사라는 절이 있다.

오늘 아침식사는

'은희네 해장국' 에서 육개장 한그릇 했다.

이집 메뉴는 육개장 딱 한가지.

막걸리도 판다.

둘째,네째 목요일 휴업. 일요일은 오후 3시까지 문연다.

제주 3대 해장국집 답게 깔끔한 맛이다.

제주 일도2동 인제사거리에서 다나산부인과 방향 가다

돈치킨 맞은편 골목.

064-726-5622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