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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회 2013년 7월6일 ~ 7일 청도모임

김할아버지 2013. 7. 18. 15:53

장마비가 잠시 멈칫한 오늘 울산은 낮 기온이 32도 ...

하지만 곧 만날 친구들의 상큼한 미소들을 떠올리면 마음 만큼은 시원해진다.

울산에 와서 살면서 가장 많이 나들이 온곳이 청도인데

산과 계곡이 깊고 맑아서 마음까지 청정해지는 곳에서

행운회 모임을 하게되어 발걸음 마저 가볍다.

 

 

문복산아래 해오름팬션이 오늘의 보금자리.

이 팬션 주위로 계곡과 산이 둘러 싸고 있어

우리 모임에는 명당자리다

회장님 , 담 기회에 또 함 와요

제가 이 근처 좋은곳 안내 할께요

( 해오름 팬션  054 - 373 - 5107 )

우리가 자는 방 앞에

자그마한 정자가 하나 있어

아예 우리것으로 찜해 버렸다.

몸빼 바지가 오늘 완전 청도 동곡 스타일 ~

오우

워킹도 우아하고 포즈도 좋고 ~ ㅋㅋ

아따 와그래 꾸물럭 거리능교 ~

퍼뜩 나오소

빨리 가입시더 ~

산책 가는데

이쁘게 꽃단장 한다고 그리 늦었구먼 ~ ㅋㅋ

팬션에서 차로 10분도 채 안걸리는 거리에

추억의 운문사가 있다

지금은 말끔하게 산책로가 조성 돼있지만

대학시절 ,이 주위는 온통 시골 민박집이었다.

밤에 방에 누워있으면

늑대는 왜그리 밤새 울어대든지 ...

너거들도 옛날 베낭 속에

A형 군용 텐트에

댓병 막걸리 , 새마을 담배 , 꽁치 통조림 넣고 오던거 생각 나제 ?

그때 등산 다닐때 신발은 군화가 최고였는데 ...

새롭고 깨끗한것도 좋지만

산 자갈이 깔렸던 옛날 작은 오솔길이 문득 그리워진다.

며칠 내린 장마비에 계곡의 물이 풍성하게 흐르네 ~

그동안 마음속에 쌓인 시름도

함께 흘려 보낸다

' 1박 2일 ! '

펼쳐진 저 손가락이 언젠가

재영이는 7개 , 나는 8개를 활짝 펴서

' 7박 8일 ! ' 외치며 놀러 다닐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 나무

연리지는 아닌데 서로 뒤엉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네 ~

재영아

니 긴다리가 꽈배기가 되니까

우리하고 눈 높이가 맞네  ~ㅋㅋ

해 어스럼에 이렇게 산책 나오니까 다들 좋죠 ?

공기 맑고

마음은 더 없이 편안해지고 ....

요즘 다들 더 예쁘지는것 같네요

우리 모임 한번씩 하고 가면

도시 생활에서 상했던 몸도 맘도 힐링 되죠 ?

맑은 계곡물 소리

푸르른 솔향기

그리고 편안한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 참 좋구나 ~

ㅋ ㅋ

애선씨

야채 보따리 펴고 운문사 입구에 앉아 있음

딱 어울리겠다

언제 와도 편안한 운문사다

젊은 시절의 추억이 묻어 있어서 그런가 ...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

일년에 막걸리를 몇말씩이나 마시는 주당으로 유명 ~ ㅋㅋ

 

 

 

사람이나 소나무나

지칠때 막걸리 한잔에 힘 얻는거는 같은듯 ...

너거들도 그 밑에 앉아 있으니 얼굴에 화색이 더 도네 ~ ㅎㅎ

영환아

절간 뒤로 보이는 저 산자락속에 캠핑 왔다가

감도 따먹고

' 따 따 따 ~ 주먹손으로 ~ '

줄지어 노래 하며 가던거 생각 나나 ?

그때 참 좋았는데 그자 ~

저 둥그런 석판에 새겨진 글을 못 읽어 봤네

 

 

깊은 산사에 들어와

느긋함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그동안 지냈던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

영환아

니는 윤회설 믿나 ?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뭐로 태어나고 싶노 ?

토요일 저녁이라 산사가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서 좋으네

우리 설렁설렁 돌아다니다가

팬션에 가서 막걸리 한잔 하믄 좋겠다

ㅎㅎ

너희들 뒷모습 가만히 보고 있으니

와그래 처량해보이노

할일 없이 공원에 나와 앉아 있는 영감들 처럼 ~ ㅋㅋ

운문사에 유명한것중 하나가

스님들이 전부 비구니 스님들인데

새벽에 줄지어 예불 드리러 가는 광경도 그중 일경에 들어간다.

운문산과 인근의 가지산은 음기가 세어

남자스님들은 불도를 닦을수 없다나 ....

속세의 인간들이 올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 .

영환아

매매 쓸어래이

살아서 이런저런 보시 많이 해 놓으면

나중에 부처님도 니 자리 하나 마련해 주시겠지 ...

 

시원한 뒷배경 만큼이나

너희 부부 미소도 상큼하네 ~

재영이 니 눈높이에 맞춰 예술품 감상하려니

허리가 좀 아프겠구나 ~ ㅋㅋ

요즘 우리 덕기가 많이 변했다고 성환이 엄마가 칭찬 하더라

행운회가 니 사람 많이 만들어 놨다  그자 ?  ~ ㅋㅋ

사진 정리하다 보면

너거 부부가 제일 세련된 포즈더라

이 나이에 소화하기 쉽지 않은 포즈 들인데 ~ ㅋㅋ

ㅎㅎ

우리가 이러고 있으니

비구니 스님들 시선이 땅만 보고 가시네

죄송해요 ~

우와 ~

덕기 새신 사 신었네

추석 될라믄 아직 멀었는데 벌써 추석치레 했어 ?  ㅋㅋ

소풍나온 아이들 처럼

모두들 즐거워 보이네요 ~

깊은산 청정 약수 한모금으로

몸과 맘 정결하게 ~

약수 한모금에 더욱 건강해지길 ~

운문사 옆에 있는 산 이름이 호거산이라 하는데

산꼭대기에 보면

호랑이가 앉아 있는 모습의 바위가 하나 있어서

산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고 하는구나

ㅎㅎ  고녀석 참 귀엽다 그지 ~

이제 우리도 나이가 좀 들긴 들었나 보다

요런 아이들이 이쁘게 보이는거 보니

다들 손주 볼때가 되긴 됐구나

운문사 산책 갔다오니 좀 출출하네 ~

명관이 하고 동주도 거의 다 왔다니까

맛있는 수육 안주 삼아

막걸리로 목이나 축이자꾸나

친구들끼리 만나믄

손에 잡히는거는 들었다 하면

건배 하자카제 ~ ㅋㅋ

야 ! 덕기 니는 다 발라먹은 뼈따구 들고 건배 하자카나 ~ ㅋㅋ

어이

동주 왔네

니도 요즘 시골집 일하고 온다고 힘들제 ~

하이 ~

명관이 니는 뭐그래 한보따리 들고 오노 ?

너거 둘이는 시간 딱 맞춰서 잘왔네

자 , 오랜만인데 같이 한잔하자 ~

우리 마눌님들도 시장하셨나 보네

무슨 수육인지 물어 보지도 않고 그냥 흡입하네 ~ ㅋㅋ

마눌님들이 너무 맛나게 먹는 바람에

머시마들은 슬며시 젓가락 내려 놓고 ~

담엔 아예 한마리 잡읍시다  그려 ~ ㅋㅋ

자 , 이제 본격적인 저녁 만찬을 즐겨보자꾸나

오늘 메뉴는

삼겹살 , 전복 , 새우 , 그리고 대구의 막창까지 준비.

각자 집에서 키워 가져온 무공해 야채들도 풍성하다

게다가 후식으로 덕기가 가져온 살구까지 ~

전복에 묻은 이물질 닦는것도 해보이 여사일 아이데이 ~

이 팬션에서 부엌일 해보니 동선이 참 편리하다

냉장고도 여러대고  ~

오늘도 덕기가

고기 굽는거 총감독 맡고 ~

다들 어디 갔노 ?

아이고 모르겠다

일단 묵고 보자 ~ ㅎㅎ

너무 맛있게 먹다

소민이 엄마는 고기가 코로 넘어 갔나 ? ~ ㅋㅋㅋ

이젠 자연스럽게 여자들끼리 건배 하시네

보기 참 좋으네요 ~

시원하게 한잔 쭉 들이키시고 오늘도 즐거운 저녁 되시길 ....

불판에 앉아있는 너거들 보니

눈과 입이 즐거워 지는구나 ~

동주가 러시아 출장길에 사온 보드카로

우리도 건배 함 해야제 ~

장마철인데 다행히 저녁엔 비도 안 내리고 정말 행운이네 ~

행운회의 영원한 행운을 위하여

건배 ! !

보드카하고 삼겹살 하고

은근히 궁합이 맞네 ~

ㅎㅎ

전복 한마리씩 들고 다들 행복해 하시네

담에도 내가 용돈 좀 아껴 놨다가

전복 꼭 사올께요 ~

이제 회장님 인사말 듣고 2차로 넘어 가야제

회장님은 인사말 할때도 율동을 곁들여서 ~ ㅎㅎ

덕기야

나는 니가 굽어주는 고기가 제일 맛있더라 ~ ㅋㅋ

근데 이 막창은

내가 꿈에도 그리던 왕개미 대창하고 비슷하네

정말 맛나겠다 . 잘먹을께 ~

비서실장 인사말.

모일때마다 숙소 구하느라 고생했제

10월달 모임때는 고생 안해도 되겠구나 ~

배도 부르고 ~

이제 광란의 밤을 즐겨 봐야제 ~ ㅋㅋㅋ

오늘 저녁에 명관이 부부가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는데 ...

성환이 엄마의 반짝반짝 아이디어가

항상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군요 ~생각중

아하 ~ 이거구나

추억의 노래를 모은 , 정말 귀한건데

댕큐 ~ 댕큐 ~

오늘 참석한 모든이에게 하나씩 선물 ~

자 , 제일 멀리서 온 재영이 부터 한곡 해봐라

덕기야

니 설마 보드카로 러브샷 할라카는거 아이제 ?

ㅋㅋ

누가 더 좋아하는지 모르겠네 ~

우리 비서실장님도 한곡 땡기고 ~

영환이 노래에 회장님 춤상대로 내가 나서기는 했는데 ....

죄송해요 제 스탭이 개판 벌춤이라서  ~ ㅋㅋㅋㅋ

ㅎㅎ

덕기 , 러브샷 함 하더니 신났다

또 한사람도 신났네    ~   

둘이서 화끈한 보드카로 러브샷 했는거 맞는갑다 ~ ㅋㅋ

한여름밤 명관이 기타 반주에

모두가 마음은 40년전으로 돌아간듯 ~

동주야

그날 니 노래를 내 스마트폰에 녹음해서 보관하고 있는데

담에 명관이 CD 굽을때 같이 넣어 달라고 할께 ~

다음날 집에서 니 노래 들어 봤는데

니도 노래방에 돈 숱하게 갖다 바친 모양이던데  ~ ㅋㅋㅋ

아이고

명관이 땀 흘리는거 봐라

명관아

시원한 바다 바람 좀 쐬고 쉬었다가 하자

바닷가에 오니 좀 시원해지나 ?

ㅎ ㅎ

동주 노래하고 상 받는다는 소식에

소민 엄마 맨발로 뛰어나오네 ~

' 아이고 , 우리 영감 최고여 ! '

' 오늘의 이 영광 , 이거 다 당신 덕이여 ~ '

ㅋㅋㅋ ~

영화의 한장면이네

아이고 , 저날 내가 좀 무리했던갑더라

아직까지 허리가 아프데이 ~

춤선생은 아무나 하는기 아니구먼 ~

진아 엄마는 요새 덕기표 껌이 된듯 ~

덕기 노래하는데

이번엔 백댄서로 나섰네 ~ ㅎㅎ

어라 ?

회장님 이런 모습 또 처음 보네 ~

언제 기타까지 배워서 칠줄 아세요 ?

멋쟁이 , 깍쟁이 ~~~ ㅋㅋ

다시 무대를 방으로 옮겼는데 ~

야들아  이거 3차 맞제 ?

오늘은 몇차까지 해볼래 ? ~ ㅋㅋ

오늘의 포토상

너무 섹시해요 ~ ㅋㅋ

섹시

소민엄마

할로원데이 분장 한것 같아요 ~ ㅋㅋ

재영이가 보드카 칵테일 솜씨를 선보인다

약간 얼려 먹으니 독한 맛이 안 느껴지네 ~

덕기야

요즘 너거 부부 너무 붙어있는거 아이가 ?

옆에 있으니 내까지 덥데이 ~ ㅋㅋ

또 출출할때 됐제

이때쯤이면 덕기표 라면 생각 날 시간이다

덕기가 번개 같이 라면 끓여 대령한다

잘먹을께 ~ 댕큐

영환아

명관이 목 너무 조르지 마라

숨 넘어갈라 ~ ㅋㅋ

재영아

우리 사진 찍을때 손가락 펴는거 말고 머 산뜻한 포즈 없나 ?

우리 둘이는 만날 손가락 펴고 있더라 ~ ㅋㅋㅋ

산속이라 밤에 바같에 나와 있으니

서늘한 느낌이 드는게 조으네 ~

마눌님들 뭐하시나

살짝 함 들어 가볼께요 ~

 두분 아직도 한여름밤의 흥기가 가시지 않은듯

누워서 춤추고 , 스탭 밟고 ~

이 늦은 밤에 ~~ ㅋㅋㅋ

자기전에 이렇게 얼굴 팩 붙이는것도

여름밤 더위 식히기에 좋겠네요 

제것도 하나 없어요 ? 

얼굴피부 넘 좋아져서

낼아침에 당신 몰라 보면 어떡하지 ? ~ ㅎㅎ

굿 나잇 !

영환아

담부터 니가 촬영담당 할래 ?

여자들방에 눈치 안보고 들어올수 있단다  ~ㅋㅋㅋ

아직도 우리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

그냥 자기는 조금 아쉬워 노래방 책자를 뒤적인다.

어쭈구리 ~

니 신세대 춤 배워왔네

동주 니는 노래방 기계를

테레비 9시 뉴스 보듯이 보고 앉았냐 ~ ㅋㅋ

기계 설치하느라 명관이가

또 한번 땀흘리고 있네

덕분에 우리야 잘놀겠지만 ...

매번 미안하고 고마워 ~굿보이

ㅋㅋ

너거는 밤이 깊어 갈수록 우째 더 생생해지냐 ?

오늘 영환이 신났다

춤추고 노래하고 ~ ㅎㅎㅎ

덕기하고 레슬링도 한판 붙고 ~

넌 간지럼에 치명적 약점을 드러내는군 ~ㅋㅋ

다음 모임을 위해 댄스 교습도 좀 받고 ~

내 평생 제일 힘들고 안되는기 이거네 ~ ㅋㅋㅋ

노래 한곡씩 부르고

발이나 담글까 싶어 계곡을 찾아 나왔는데

어두워서 계곡엔 못들어 가겠네 ~

계곡옆 평상에서 맥주한잔 놓고

이런저런 얘기에

밤이 가는지 새벽이 오는지 ~~

그리고

방에 다시 들어와

이렇게 하고서 또한잔 마셨다 ~ ㅋㅋ

야들아

즐겁게 놀다보니

벌써 숲의 정령들이 깨어 날 시간이구나

우리도 이제 눈 좀 붙이자꾸나

졸려

아침 일찍 운문령 너머 온천으로 ~

시설은 조금 낡았지만 수질은 정말 좋답니다

목욕하고 나온  당신들의 모습은 ? ?

완전 얼짱 !

목욕하고 몸이 개운하니 우산위로

내리는 장마비 소리도  음악 같이 들리네 ~

모두 모여 추어탕으로 아침식사를 즐겁게  ~

각자 가져온 반찬으로  차려 놓으니 진수성찬이다

비가 와서 어디 갈데도 없고 ...

피라미 도리뱅뱅이와 막걸리 내기

라이터 알까기 시합이 붙었다.

내기는

10원을 따도 기분 좋고

10원을 잃어도 기분 나쁘데이

야들 눈에서 광채가 나네 ~ ㅎㅎ

멍순이가 명관이가 오니 급히 꼬리를 감춘다

얘야 ~

이번 복여름 무사히 넘기길 바란데이  ~  

도리뱅뱅이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앞 계곡 구경 ~

비에 씻긴 산천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너거 둘이 오늘 힘좀 쓰는구나

맛있는 도리 뱅뱅이에 파전 구울 준비 까지 진행중  ~

방아전 , 부추전 , 파전에 양파까지 ~

비오는 날엔 찌지미에 막걸리가 제격 ~

맛있게 준비해 주세요 ~

야들 봐래이

등받이 있는 명당자리 먼저 떡 차지하고 있네 ~

너거들 곧 밀려 날낀데 ~ ㅋㅋ

요즘 도리뱅뱅이는 빙어를 잡아 만드네

옛날 청천 강변의 토종 피라미 뱅뱅이가 진짜 맛있었는데 ...

보트도 타고 ~

야들아

막걸리잔 마음에 드나 ?

다음엔 양은 막걸리 주전자까지 갖고 다닐라칸다 ~ ㅋㅋ

노릇노릇 찌짐이 구워지는 소리가

정자에 내리는 빗소리와 화음이 잘 맞네 ~

어서오세요

좁은 정자지만 꼭꼭 끼어 앉아 맛나는거 같이 먹게요 ~

맛이 어때요 ?

비 오는날엔 역시 막걸리와 파전이 제일이죠 ~

까꿍 !

당신 처녀적 모습 생각나네 ~ ㅎ ㅎ

구수한 파전 냄새와

막걸리 향에 이끌려 빛의 속도로 달려오는 애선씨.

좀 남겨둘테니 천천히 와요  ~  ㅋ ㅋ

빗소리 들으며 정자에 이래 둘이 앉아 있으니 좋제 ?

언제 비오는날 둘이 말방 정자에서 먹걸리 한잔 하제이 ~

회장님은 찌짐도 이쁘게 구우시네 ~

찌짐 맛도 이뻐요 ~ ㅎㅎ

자 , 친구들아

막걸리 한사발씩 하세나

인자 가믄 한 서너달 못 보겠네 ~

둘이 잘 어울리네 ~

ㅎㅎ

성환엄마

덕기가 뭐 마음에 안드는게 있나요 ?

학생 꾸중하는 선생님 같아요 ~ ㅋㅋ

두분

내가 이뿌게 꾸민다고 꾸며 봤는데 .....

마음에 드나요 ?

ㅋㅋㅋ

나는 꽃보다

피라미 튀김이 좋아 ~

여자들이 제일 지겨워 하는 이야기가

남자들 군대 이야기하는것과

군대가서 축구했던 이야기라는데

명관이가 군대 이야기 하니 모두가 재밌어 한다

특전사 시절 북한 공작원이 아닌

공작새 잡아 먹은 이야기가

한여름 더위를 잠시 식혀준다.

ㅎ ㅎ

우리 마눌님 제일 재밌어 하네

작은거에도 행복해 하는 모습 바라보는게

남자들의 제일 큰 행복이랍니다

오늘 점심은 특제 비빔밥으로 마무리 ~

소민이 엄마

정말 맛나게 드시네 ~

자그마한 원두막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하염없이 내리는 소나기를 바라보는 것도 운치있네 ~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 , 남은 짐 챙기고

뒷정리 하는 마눌님들 수고가 많네요  ~

헤어질때쯤 듣는 회장님의 인사말이

다음 모임을 더 기다리게 한다

 " 이번 모임도 너무 즐겁고 행복했답니다

자 , 모두들 다음 만날때까지 건강 하세요  ! "

 

장마비 속에서의 1박2일이었지만

함께있어 행복했어요

항상 웃는 모습으로 10월달에 말방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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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탐구 ~

윤덕기  쉐프의 모든것을 밝힌다

우리는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

누구에게서 그토록 오묘한 천상의 맛을 내는

요리 기술을 배웠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가 청도 운문사 근처

어딘가 깊은 산속에서 도를 닦았으며 .......

어느날 운문사 경내의 천연기념물인

처진 소나무를 이용한 요리법을 몰래 연구 하던중

운문사 비구니 스님들에게 들켜 ...

된통 얻어 터졌다는 이야기만 전해져 내려올 뿐 ...

그뒤 정신을 차리고 환속하여 요리에 더욱 정진하는데

사용하는 음식재료 하나를 선택 하는데 있어서도  ....

살아있지 않은것은 살아있는 인간에게 먹이지 않는다는

확실한 그 만의 철학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그가 항상 외치는 말 ,

" 어 , 살아있네 "

이런 그만의 철학은 그의 요리 강의에 고스란히 담겨져 나온다.

일 ; (친구 사이에서는) 일일이 따지지 말고

(식재료 선택에서는) 일일이 따져라

이 ; 이말저말은 여기저기 옮기지 말고

맛집은 여기저기 찾아다녀라

삼 ;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하고

                            몸과 맘이 편안한 모임엔 빠지지 말라

사 ; 사생결단식으로 먹다가 병원가지 말고

오 ; 오기 부리다가 주둥이 데지 말고 ...

육 ; 육식은 개든 돼지든 가리지 말고 먹어라

칠 ; 70%에 만족하지 말고 100%의 맛을 찾아 뛰어라

팔 ; 팔팔 끓는 물에 손 데지 말고

구 ; 구질구질한 음식은 식탁에서 치워라

십 ; 10%만 이윤 남기고 음식 팔아라

그가 음식재료 못지 않게 심혈을 기울이는것이 불피우기다.

그가 피워 놓은 불꽃속에서는 그의 혼이 타오른다.

그 혼불위에서는 어떤 음식도 먹거리가 아닌

하나의 예술로서 탄생된다.

그는 또한 삶기의 달인이기도 하다

이미 세상에 알려진 ' 덕기표 라면 '의 2분27초 비법에는

그의 40년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 콩나물 라면 ' 요리법에서는

콩나물을 넣는 동안에도 라면의 꼬들함을 유지 하기 위해

요리하는 그의 손이 보이지 않는 신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작품.

감히 신들의 만찬상에 올려도 될것 같은 수육 .

그맛을 인간이 표현할 방법은 전혀 없다.

그는 굽기 , 삶기에 만족하지 않고

부침개의 공중 부양에 힘쓴 결과

오늘 마침내 그 찬란한 결실을 보게 되었다.

아 !

그의 집념과 능력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

그의 제자 사랑 또한 각별하다

재료의 종류에 따른 불의 세기 ,

육즙이 안빠져나가게 굽는 방법 ....

그의 자상한 미소 속에 감추어진 엄격함에

제자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다.

그날 그날의 바람 방향에 따른 요리사의

자리선정 등 그만의 노하우를 제자들에게

아낌없이 가르쳐 준다 .

이미 그의 제자중에는 요리계에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사람들이 많다

이제 하나 하나 그 제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

한국의 전통적인 동동주의 맛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구미의 에르지 양조 그룹의 이회장 부부.

이번에 동동주의 러시아 진출을 타진 하고 돌아왔는데

워낙 보드카가 강세인 나라인지라 .........

우리나라 전통 몸빼 바지의 최고 미녀를 선발하여

러시아에 동동주 홍보대사로 파견할 예정이라함.

 또  한명의 수제자인 김해의 김사장

그는 해산물 요리의 대가다.

미식가 모임의 비서실장을 맡아 온갖 궂은일과 서빙까지 마다하지 않는 그는

대기 만성형의 타고난 성실파다.

그가 특히 자랑하는 요리는 생선회와 맑은 지리 매운탕이다

특히 해운대 글로리에서의 지리탕은

그의 스승까지도 탄복하게 만들었다.

 큰 스승을 만나기 전

철가방 배달부터 시작한 그의 인생역전은

그야말로 눈물어린 한편의 드라마다.

수암 시장 추어탕계를 평정하고 있는 울산의 김사장

그는 어디를 가든 수저통과 그릇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또한 그의 차에는 언제 어디서든 요리 할수 있는

모든 조리도구를 갖고 다니는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모임에 가면 친구들이 유달리 술을 많이 마시는데

그가 다음날 아침에 끓여 내놓는 해장용 추어탕을 믿기 때문이다

그 또한

저 탁월한 스승의 격려주와 관심이 있었기에

오늘의 그가 존재하지 않을까  ...........

숯불구이에 있어서는  거의 스승의 경지에 까지 올랐다고 자부하는

서울 전대감 숯불구이집의 전사장.

이번에 가게를 확장하여 15층까지 올라 갔다고 한다

최근에는 부인의 도움을 얻어

식은밥에 콩나물 , 김치등을 넣어 만든 비빔밥을 개발하여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치아의 상실과 함께 미각도 잃어버린 대구의 김사장.

미각이 돌아올때까지 아직도 스승 밑에서

허드렛일로 소일하는게 보기에 안스럽다.

그러던 그가 최근에 소주병 2개를 접착제 없이 붙이는

소위 ' 1타 2피 ' 기술을 개발하여

조심스럽게 소주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윤덕기 쉐프 , 오늘의 그가 있기 까지

그의 아내의 내조 또한 정성스럽다.

모든 재료의 꼼꼼한 손질 뿐 아니라 .....

그가 신의 경지에 오른 혀의 미각을 유지하기 위한

환상적인 사랑의 혀 맛사지 또한 그녀의 몫이다.

대구 김사장의 아내도 요즘 이 맛사지 기술을 전수 받아

치아상실로 잃어버린 남편의 혀의 미각을 돌이키려 애쓰고 있다.

독창적인 귀 맛사지까지 곁들여 ...

윤 쉐프가 행운회의 영원불멸한 전설로서 남아

항상 우리 곁에서

행복한 밥상을 차려주기를 바라본다.

우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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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옛날 우리들의 손으로 만들어 살아가는 소식들을

주고 받았던 행운소식지를 들춰서 소중했던 추억들을 하나씩

꺼집어 내볼까 한다 ~~~

 

 

명관아

우선 너네 식구들이 보내 왔던 사연부터 소개할께

 

 

 

 

                 하루 짬내서 지리산에 드라이브 다녀왔다.

요즘은 좀 바쁜편인데 8월20일 이후에는 여유가 좀 있을것 같다.

                                                                                                '96년 8월.

 

 

결혼 10년만에 냉장고 하나 바꿨다.

덕기네랑 똑 같은것인데 누르면 물도 나온다.

 

성환이 엄마가 아침마다 수영하는데 

열심히 허우적 거려서 체중이 약간 줄었다는 반가운 소식.

 

행운회 3년짜리 적금 들었다.

곧 1000만원이 될테니 회비 제때 잘 납부해다오 .

                                                                                                     '96년 9월.    

 

요새 눈이 아파서 고생중이다.

병원에 다녀도 쉽게 낫지않아 좀 독한 약을 지어 먹었더니 조금 나은것 같다.

10월24일경 기술자와 같이  일본에 가서 견문을 좀 넓히고 올 예정이다.

행운회 적금을 2달 넣었는데

회비를 제때 잘 좀 보내주기 바란다..

                                                                                       '96년 10월.

 

11월12 ~ 15일  3박4일간 일본에 다녀올 계획이다.

우리 모친이 옛날에 오사카에서 국민학교를 다니셨는데

이번에 같이 모시고 가서 그때의 선생님을 한번 만나 뵙게하고 올 예정이다.

지금 가게가 좀 좁아서 며칠전 맞은편에 가게 하나 더 얻었다.

짐 정리 다 끝나면 연락 한번 할께 .

 

ps ; 명관씨가 일본 출장 갔다왔는데 과자점 아가씨가 너무 예쁘고

영어도 씰데없이 잘해서 과자만 잔뜩 사왔음 ( 성환 엄마 )

                                                                                                                               '96년 11월.     

 

요사이 일이 바빠 무리를 좀 했더니 

감기 몸살이 아주 심하게 걸렸다.

어제는 밤새 오한에 시달려 잠도 잘 못자는 바람에

오늘 출근도 좀 늦게 했다.

모두 잘 지내거라.

                                                                                 '96년 12월. 

 

별일없이 좀 바쁘네.

요새 성환 엄마가 일본어 배운다고 하는데

공짜로 잘 되는게 없다네요.

회비 좀 잘 보내주면 안 잡아먹지 ~ 롱 .

                                                                                                                          '97년 1월.

 

2월18일 우리집 이사했다.

포장 이사했더니 한결 수월 하더구나.

짐은 10톤인데 5톤은 버려도 될 짐이더라.

부모님들은 빈 봉투라도 버리지 않고 보관하시니 짐이 많을수 밖에.....

결론은   1 . 잘 버리는것이 살림 잘 하는길

      2 . 사지 않는것이 100% save.

변경된 우리집 주소 ; 대구시 남구 여천동 상아맨션 ***동 ***호.

변경된 전화번호 (집) ; 053- *** - ****

                                                                                                                                     ;97년 2월.

 

안녕하세요 ?

모든것이 뜨거운 대구의 유월입니다.

명관이네 식구들 모두 잘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내에 살구 나무가 있는데

성환이가 자전거 타고 나가서 몇알 따 가지고 왔군요.

요즈음은 괜스레 마음이 자꾸만 자꾸만 작아지는것 같아서

어려웠다던 그 시절 6.25를 생각해 보기도 한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고 재물이 많다고

반드시 손에 쥘수있는것도 아니라는것 잘 알면서도

마음은 알게 모르게 작아져 버리는 느낌입니다.

 

 

우리 성환이가 생각하는 행복한 가정은

식구들이 함께 저녁 먹고 , 함께 TV 보고 ,

잘때 각자 방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행복이란 별것 아닌것 같은데

우리 어른들은 그런건 염두에 두지도 않고 너무 바쁘게만 살아 가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식구들은 함께 저녁이라도 같이 먹도록

노력해 보기로 했답니다.

다음에 만날때 까지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98년 6월

                                                                                                               대구에서  성환 엄마.

 

 

.....김명관 가족이 '96 . 6월(5호)에 보내 온 글.....

 

행운회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

청명하고 산들산들한 요즘 날씨가 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이때

모두들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하리라 믿습니다..

 

 

커다란 봉투에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행운 소식이 도착하면

밖에서 돌아온 우리는 옷도 벗지 않고 낄낄거리며 꼼꼼히 본 다음

잠자리에 들기전에 또 한번 꺼내서 읽고 히히히 웃습니다.

그러고는 동글동글 떠오르는 정다운 얼굴들을 보고 싶어 한답니다.

 

 

모임이 있을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신나게 준비하고 반갑게 만나고

즐겁게 놀다가 각자 차에 타고 ' 부 ~ 웅 ' 흩어질때는

웬지 모르게 한쪽 어깨가 시린것 같습니다.

 

 

그동안 좋은 글들을 보내 주신 친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탁월하신 영도력의 김성열 총무님과 그 가족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꼬 ~ 옥 전합니다.

 

 

이번에는 우리 차례인데 재미있었던 것은 저거들이 다 써묵고

쓸것이 없다고 투덜대는 아빠를 보며

늘 시를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의 수준대로 시를 보내기로 하였답니다.

지금까지 주제가 잡탕밥 한그릇이니 , 패싸움이니 ,

돼지고기 + 막걸리였던 것만큼

우리의 내면세계를 그대로 표출 할수있는 시를 하나씩 보냅니다.

부디 오랜만에 여러분의 가슴이 촉 초 ~ 옥 해지시기를 바라며 ......

                                                                                                      대구에서  김명관

                                                                                                                   임진순

                                                                                                                    김성환

 

 

 

~~ 비행기 ~~

 

비행기가 하늘에 줄을 긋는다

노란색 하얀색 줄을 긋는다

비행기가 줄을 그어 무엇을 할까 ?

 

아하 ! 알았다

새들이 운동회 할 운동장에

줄을 긋는구나

 

비행기가 하늘에 줄을 긋는다

파란색 하얀색 줄을 긋는다 .

 

 

                                                                                                         교대 부속 국민학교  2학년 3반    김명관

                                                                                                        (당시 소년 한국일보 주최 입상작)

 

 

~~  고양이 ~~

 

지붕위의 고양이

살랑살랑 고양이

 

쥐가 있나 뭐가 있나

자꾸 자꾸 올라 간다

 

왜 자꾸 올라 갈까 ?

 

쥐들의 운동회를 망치려나 부다 .

                                                                                                                복명 초등학교  2학년 1반      김성환

                                                                                                                 (옆집 지붕위의 고양이를 보고 지은 시)

 

 

~~ 엄마의 런닝구 ~~

 

작은 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보인다고

떨어졌는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하게

뚫어져 있는줄 알았는데

대지비 만하게 뚫어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쭉 쨌다

 

엄마는

와 이 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한다 한다

엄마는 새걸로 갈아 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번 더 입을수 있을낀데 한다.

                                                                                                                       경산 부림국교  6학년    배한권 ('87)

                                                                                                                      ( 임진순이 무척 좋아하는 동시 )

 

 

 

 

 

.....임진순씨가 행운 소식지 '96 . 11월(7호)에 보내온 글.....

 

빠떼루 당신

 

 

" Miss 임 언니 , 전화 !  대구래요 "

" 없다고 하랬잖아 ! "

" 남잔데 ...... "

" 저 ~ 어 , 명과입니더 . "

 

 

잊을만 하면 두 서너달에 한번씩 오는 전화.

그날도 퇴근후 Meeting건에 약간은 들떠 있었을때 ,

잘 알아 들을수도 없는 경상도 사투리의 남자 목소리는

별로 상쾌하지 않았다.

 

 

같은 교회에서 중학생을 맡아 가르치고 있던 오늘의 시누이(명희)는

작은 오빠한테 밀려 결혼을 서둘러야 할 큰 오빠를

임 선생한테 소개하며 확실하게 사기를 치고 말았던 것이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때

안양시의 자그마한 Hotel coffee shop 에서

분위기에 맞게 그는 핸섬하지도 , 세련되지도 않은 외모에

시골스럽지만 정중한 매너로 짧게 느껴지지 않는 시간을 리드해 나갔다.

 

 

한창 말쑥하고 분위기 있는 산뜻한 남자만을 눈 여겨 보던 그 시절 ,

그때 만난 대구 남자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어쩌다 그야말로 잊을랑 말랑할때

한번씩 오는 전화는 정말 달갑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느닷없이 밤 12시에 서울역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다.

' 아니 , 이 남자가 미쳤나 .

별로 이쁜 구석도 없는것이 이쁜짓만 골라 한다더니 ..... '

중얼거리며 전화를 받자 , 이야기인 즉슨

오늘이 1월1일 이고 내일은 1월2일 인데 바로 자기 생일 이라나 뭐라나...

 

 

그러면서 밤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잔다.

하도 어이가 없어 나의 보호자인 큰 오빠에게

" 큰 오빠 , 이 남자가 글쎄 , 지금 역으로 나오래 .

부산엘 가제 . 돌았나 봐 . " 하니까 ,

큰 오빠 왈 ,

" 그래 ?  거참 잘 됐구나 . 어차피 연휴이니 너 할일도 없지?

따뜻하게 입고 나가 봐라 " 하는것이 아닌가.

 

 

' 어쩐다지 ? 대구에서 여기까지 왔다가 내가 안나가면 정말 섭하겠지.

일단은 얼굴만 보이고 빨리 들어 와야지 . ' 하면서 대문을 박차고 나갔다.

만나고 보니 웬일로 그 남자는 찜통에서 방금 꺼낸 찐빵처럼

말쑥한 차림에 깔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기차 시간이 없으니 이대로 밤차를 타고 부산에 가서 바다를 구경 하잔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러면에서 밤차는 안전하기도 할것 같고

멋도 있을것 같기도 해서 서두르는 그를 따라 나섰다.

 

 

그러나 막상 밤 12시가 넘은 기차에 오르고 보니

기차는 기대했던것 만큼 별로 낭만적이지도 않았고

뭔가 보여줄듯이 서두르던 그 사람도 입을 꾹 다문채

영 재미가 없고 잠 또한 잘 기분이 되지 않았다.

' 이그 , 괜히 따라왔어 . 집에서 잠이나 잘걸 . '

후회하며 창밖을 보자 대전이란 표지가 보였다.

 

 

서울에서 떠날땐 몰랐는데 어느듯 밖에는 눈발이 날리고

오랫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그 사람이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더니

김이 무럭무럭 나는 우동을 양손에 들고 들어왔다.

 

 

새파란 쑥갓을 걷어가며 뜨끈한 국물을 홀짝거렸다.

썰렁하던 기차안도 우동 2그릇에 환해지는 기분이 드는것도 잠시.

기차는 또 지루하게 달리기 시작하여 이른 아침에 부산에 도착했다.

 

서울에서만 이십여년 넘게 살아온 나는

아름답고 푸른 동해를 늘 동경해 왔는데

그 바다는 다 오데로 가고

잔뜩 찌푸린 하늘과 온통 회색빛인 바다가 떠억 버티고 있었다.

 

 

그 바다를 잠시 거닐다 그는 다짜고짜로 목욕을 하자고 했다.

' 아니 , 이 사람이 정말 웃기네 ? ' 하면서도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기에 따라갔다.

 

 

잠시후 도착한곳은 온천이라는 낡고 구질구질한 대중탕.

그 앞에서 여탕표 한장 주면서 30분후에 옆 다방에서 만나자고 한다.

은근히 화도 났지만 오늘이 생일 이라는 말 때문에

꾸욱 참고 낡은 여탕문을 열었다.

 

 

목욕을 하고나니 배에서는 계속 쪼르륵 소리가 난다.

바닷가에 있는 어느 삼계탕집에 마주 앉아 한그릇씩을 비우고 나니

이제는 잠이 마구 쏟아지는지라 양쪽벽에 기대어 몇분간 졸다가

나는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서

벌떡 일어나 또박또박 그에게 이야기를 했다.

" 우리 잠자러 가요 ! "

 

 

게슴츠레하던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따라 일어서

" 어디 ....로  갈가요 ? "

" 어디긴 어디야요 , 기차간이지요 . " 하면서 신발을 신었다.

 

 

이렇게 해서 그 대구 남자와 나 서울 여자는

다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던것이다.

지금도 잠 못자서 피곤하고 배까지 고프면 그때 생각이 난다.

어쩌면 그렇게도 무드없고

재미도 없고 눈치 마저도 없었는지 ....

 

 

그러나 요즘 그의 눈치는 과연 수준급이 되어가고 있다.

" 자기 오늘 좀 우아하게 한번 안아줘 ~ 잉 ~

우리 수영 강사는 힘이 얼마난 센지 내 허리를 번쩍 안아서

물에 띄워주고 발도 잘 잡아준다 ~! "  하면

" 응 , 내가 확실하게 안아줄께 ! " 하면서

내허리를 두손으로 잡고는 빠떼루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이부자리위에 엎어치고 메치면서 놓아 주질 않는다.

 

 

이렇게 몇분간을 업치락 뒤치락 하다가

벌렁 누워 가쁜 숨을 내 쉬면서 하는 말 ,

" 어떠노 , 수영 강사보다 내가 더 세지 ? "

" 아이구 , 됐네요 . 다시는 자기한테 주문을 하나 봐라 . "

나도 가쁜 숨을 몰아 쉰다.

 

 

가끔은 그 무드 없는 남자가 어울리지 않게 재롱을 부릴때가 있다.

" 내일 물건 값 줘야 하는데 ...." 하면서 눈치를 슬슬 본다.

그러면 나는 ,

" 돈 없어요 . 오늘 밤 자보고 내일 다시 이야기 해요 . " 한다.

 

 

다음날 아침 , 아끼던 나의 비자금은 고스란히 그의 손에 들려진다.

그러면 그는 너무 황송해 하며서

" 오 ~ 호호호 , 돈 없다더니 당신이 밤새 또 조화를 부렸구료 ! " 하면서

냉큼 받아가지고 나간다.

 

 

돌이켜보건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김 명관씨 무드 없는것은 여전하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임 진순이 착한것은 여전하다는 느낌이다.

내년이 벌써 10년인데 ..........

 

                                                                                                                                                           대구에서   착한 여자       순. 

 

~~~ 귀한 사진을  보내주신 성환엄마께  감사드립니다 ~~~~

 

혹시 행운소식지 1 , 2호를 보관하고 있는분 있으면 연락바랍니다

필히 후사 하겠습니다.

만산홍엽 어우러진 10월의 경주에서 다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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